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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까미노 일기

까미노 일기 6.27

by LipU 2016. 11. 7.

까미노 일기

Triacastela -> Sarria 18.3km

​산티아고 순례길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작점인 사리아에 들어가는 길.

(왼쪽이 24km 오른쪽 18km 루트)

​18km와 24km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쿨하게 18km 거리로 갔다. ​ ​오늘도 날씨가 몹시 춥고

안개가 가득했다. 산에 올라 길을 걷는데


 

(이런걸 운무라고 하나..정말 아름다웠다.)

저 멀리 산 아래에서 구름이 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인생에 몇 안되는 순간이었다...

18km 걷는 루트는 14km 구간까지 마을이 하나도 없는

루트였는데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마치 만화에서 나온 듯한 귀여움이다.)

걷다가 드디어 만난 바, 이모님을 만났는데

이모님께서 핫초코를 사주셨다. ㅠㅠ감사하다.

바에 앉아 어제 만든 샌드위치를 먹어봤는데

맛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어제 만든 샌드위치, 맛있다)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린다 해서 봤더니 소들이 나타났다.

주인이 소 보고 빨리 가라고 나뭇가지로 마구 때렸다.

그리고 개들을 시키니 개가 소 뒤에 가서 엄청 짖고

난리를 피운다. 그렇게 소동이 끝나니 어느새

안개가 걷혔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사리아.

​(이 곳부터는 정말 사람이 많아진다.) 

마을은 큰 편도, 작은 편도 아닌데

산티아고까지 100km가 남는 마을이라서 그런가

알베르게도 수십 군데나 됐다. 거리가 워낙 짧아서

사리아에 도착하니 11시도 안됐다. 공립은 1시에 여는데

1시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

10E 내고 사립에 갔다. 그리고 저녁은 만들어 먹기로.

 

 

 


씻고 빨래하고 마을을 대충 돌다가 대형마트'DIA'에 갔다.

주방시설도 괜찮았기에 닭백숙을 해 먹기로 했다.

우선은 시간이 너무 일러 다른 큰 마트인 '에로츠키'에 갔다.

더 대박.. 너무 크고 살만한 게 많았다..


저녁에 와서 과일을 사야겠다.

숙소로 돌아와서 이제 도착한 경신이 형을 데리고

'사리아'뿐만 아니라 갈리시아 전통음식을 먹으러 갔다.


 

​(한국에서 저 정도 문어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뽈뽀'는 한국말로 문어인데, 스페인에서는 이 문어를

푹 삶아서 올리브오일과 피칸테(고춧가루 같은 거)를

뿌려서 먹는다.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엄청 부드럽다 정말..미쳤다. 이만한 접시가 14E)

와.. 말이 안 나올 정도의 감동.. 엄청 부드러웠다.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 차는데.. 다들 감동받았다..

(이 가게는 현지인들이 뽑은 맛집이었다.)


행복을 뒤로하고 나온 김에 장을 보고 가자고 해서

'에로츠키'에 가서 닭과 재료, 개인 장을 봤다.

체리가 50% 할인하길래 샀다.. 맛있으니까 ㅋㅋ

 

 

남은 산티아고까지의 아침을 책임져줄 빵도 샀다.

체리 담을 병으로 쓸 오렌지 주스, 사과를 샀다.

양손에 바리바리 짐을 들고 숙소에 와서 짐을 풀고

다 같이 뽈뽀 2차!! 그 맛을 잊을 수 없기에..



​(약간 시장분위기의 뽈뽀 가게였다.)

이번에도 현지인이 추천해준 곳으로 가는데.. 이런..

거의 접는 분위기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려는데

갑자기 앉으라고 해서 앉았는데 사장님이 무작정

뽈뽀를 큰 접시 2개와 와인을 가져왔다.

아니 식은 뽈뽀였는데 이렇게 맛있나.? 화가 났다.

 

배부르게 숙소로 돌아와서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이모님께서 이미 저녁 준비를 다 해놓으셨다..

 

 

그리고 알고 보니 닭이 2마리가 아니라 3마리였다.

하.. 죽었다 싶었다. 6명에서 3마리라니 ㅋㅋㅋㅋ

게다가 엄청 큰 닭이었고 수제비, 멜론까지...

8시에 먹기 시작한 저녁이었는데 그 맛은..

 

 

한국에서 먹던 백숙보다더 맛있었다. ㅋㅋㅋㅋ

더 이상 못 먹을 정도로 먹고 나니 걸을 수가 없었다.

스페인 VS 이탈리아 유로 경기를 보면서 숨을 돌리고

밖에 나와 산책했다. 소화가 된다 싶으니 어느새

시간은 10시 반... 이렇게 잠이 든다.

  • 인생의 몇 안되는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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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10E

문어: 9.2E

저녁: 3.75E

=> 2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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