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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까미노 일기

까미노 일기 7.01

by LipU 2016. 11. 23.
까미노 일기

Arzua -> Santiago de Compostela 40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 준비를 끝내놓고 계셨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출발, 오늘은 35km를 걸어서

'몬테 데 고조' 산티아고에서 5km 떨어진 지점인데

500개의 배드 수를 자랑한다.. 궁금하기도 했다..ㅋㅋ

5시 반에 나와 길을 걷는데 정말 어두웠다.

핸드폰 불빛을 끄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

그래도 길을 걷다 보니 점점 밝아졌다.

 

오늘도 역시 해는 떴지만 구름이 많이 낀 아침

처음 보이는 바에 들어가 경신이 형&목사님과

모닝커피를 마셨다. 항상 감사함을 느꼈던 목사께

커피를 대접해드렸다. 쉬다 보니 30분을 쉬고

다시 걷는데.. 정말 발이 안 떨어졌다.

 

 

안 아프던 곳이 아프고 몸이 축축 처졌다..

​걷다가 배가 너무 아파 바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경신이 형을 만났는데 다른 분들은 이미 지나갔다고 한다.

천천히 걷다가 다음 마을 바에서 목사님과 태호를 만났다.

갑자기 할 얘기가 있다고 하길래 뭔가 했더니

오늘, 금요일에 1주일에 한번 대향로를 피운다고

오늘 5km를 더 걸어 산티아고에 입성하자는 얘기.

 

어차피 5km 차이인데 들어가기로 하고

어느덧 시간이 1시가 다 돼가니 순례길에서

먹는 마지막 보카디요를 시켰다..

 

 

배부르게 먹고 산티아고를 향해 출발했다.

원래 오늘의 목적지인 '몬테 데 고조'를 지나니

저 언덕 아래로 산티아고가 보였다..

 

아... 끝이 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매일매일에 최선을 다하고 즐겨서 였을까?

아쉬움이나 감동이 격하게 오지는 않았다...

단지, 공허함 이랄까..? 내일부터는 걸을 일이 없구나..

언덕을 내려와 산티아고에 입성했다.

 

오늘 우리가 묵기로 한 알베르게가 성당이랑 거리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고민이 됐다. 그래도 우리보다

앞서간 이모님께서 이쪽으로 가신다고 해서

우리도 우선 가보기로 했다. 알베르게에서 반가운 얼굴들

아마리아와 마르코를 만났다. 우리가 마을에 도착한 게

4시 가까이 됐고, 내가 가고 싶어 했던 알베르게는

배드 수가 28개밖에 안돼서 다 찼을 거라 생각해서

그냥 이곳에서 묵기로 했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성당으로 향하는 길

대형마트인 'Gadis'에서 준우 형과 큰형님이 계셨다.

얼마 만인가!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가웠다. ㅋㅋ

내가 가고 싶어 했던 알베르게에 머물고 계셨고

우리는 그곳에 가서 예약을 한 뒤 성당으로 갔다.

 

 

 

 

성당에 가서는 간단하게 사진을 찍고

목사님과 외국인들과 신나게 영상도 찍었다.

그리고 순례자 증서를 받으러 갔는데 

 

 

기자가 와 있었고, 한국을 대표하고 영어를 잘하는

경신이 형이 인터뷰를 했다. ㅋㅋ

 

그러다 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고 모두 함께

순례길에서의 마지막 순례자 메뉴를 먹으러 갔다.

하.. 순례자 메뉴를 마지막으로 먹는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아쉬웠다.. 돌고 돌아 아무 데나 들어가서

난 애피타이저로 좋은 추억이 있었던 러시안샐러드와

메인 요리로 뽈뽀와 감자조림을 시켰는데.. 엥..?

 

 

 

내가 생각한 러시안 샐러드가 아니었고

심지어 뽈뽀는 사리아에서 먹었던 곳에 비해서

너무 맛이 없었다.. 사리아가 너무 맛있던 건가..?

 

반대편에서 돼지고기를 시킨 목사님, 경신이 형이 승리자.

너무 맛있었고, 생선을 시킨 태호는 먹다가...

철 수세미가 나왔다..ㅋㅋ 그래서 돼지고기로 바꿨는데

돼지고기가 레어로 나와서 더 구워달라고 했다.

 

 

이모님도 먹어보시더니 돼지고기가 맛있다며

단품으로 한 그릇 더 시켜드셨다. ㅋㅋ


이렇게 마지막 순례자 메뉴를 마무리 지었다.

이모님을 위해 우리가 식사를 대접해 드렸다.

먹다 보니 10시가 넘었고 우리 숙소는 멀어서..

바삐 돌아왔다.(왕복 40분이다.)

그리고 숙소에서 프린트가 된다고 해서 때가 됐다.

⁠12시까지 호스피탈로를 붙잡고 비행기 티켓을

드디어 2장 다 뽑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12시가 지나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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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3E

점심: 5.6E

숙소: 9E

저녁: 14E

=> 31.6E

 

 

순례길이 끝난건 아니다. 보통은 산티아고가 종착지이지만 나는 유럽최서단 피니에스타까지 가는 걸 생각하고 있었고 0KM 표지판도 피니에스타 등대에 있기 때문에. 100km 거리라서 보통은 걸어서 3~4일 정도 걸리지만 나는 일정상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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